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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써준 글, 왜 끝까지 읽기 싫을까
문장이 매끄러운 것과 읽히는 것은 다르다는 감각에서 출발해, AI가 만든 글이 종종 평평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분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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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답변을 기반으로 쓴 글들이 점점 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AI가 저보다 맞춤법부터 맥락과 스타일, 글을 올리는 플랫폼별 특성에 맞게 글쓰기를 잘해서 저도 종종 AI가 써준 글을 그대로 복붙하곤 합니다. 저보다 더 잘 정리해준 글을 딱히 고쳐쓸 필요도 못 느끼고, 내용도 제가 원하는 바를 잘 정리해준 것 같아 그대로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면 좋겠다 싶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제가 올릴 때와는 다르게 남들이 쓴 글에 단정적인 말투, 적절한 비유의 소제목들이 촘촘히 들어가 있는 글들을 보노라면 좋은 글임은 분명한데 왠지 관심도가 떨어지고 읽다가 그만두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사실 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림도, 심지어 웹페이지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생성한 티가 나는 것들은 왠지 아닌 것들에 비해 눈길이 덜 가게 됩니다.
아직은 커즈와일이 말하는 AGI 수준(사람과 대화하면 너무 자연스러워서 인간인지 아닌지 전혀 구분할 수 없는)에 AI 모델이 도달하지 못해서가 가장 큰 원인이겠습니다. 사람들이 네비게이션이 나왔던 초반에는 네비의 길찾기 성능을 의심했던 것처럼요.
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글을 쓰는 역량은 원래 일반인도 잘하기 어려운 영역이면서 수많은 취향과 호불호가 있는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가 시간을 들여 읽고 싶은 글을 쓰게 하는 것은 예전부터 어려웠던 영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보나 지식을 단순히 공유하고 전달하는 목적이라면 그리 고민을 많이 할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공감을 얻고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충분한 맥락을 주고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노력, 그리고 제가 글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맥락의 손상이나 비약 없이 담겨 있는지 주의 깊게 살피고 필요하면 직접 글을 수정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올린 글은 결국 제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고, AI가 글을 써줬다고 해서 결과까지 책임져주진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목적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LinkedIn에 처음 공개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