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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가속화되는 시대, 가벼움이 주는 가치
빨라지는 도구와 환경 속에서 오히려 중요한 것은 더 무겁게 통제하는 능력이 아니라, 가볍게 시도하고 자주 조정하는 능력이라는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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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 중 하나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인데요, 이 작품은 제게 이런 화두를 던집니다.
삶은 무거워야 하는가, 가벼워야 하는가.
무게는 의미와 책임을 주지만 사람을 짓누르기도 하고, 가벼움은 자유를 주지만 때로는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 중요한 것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그 사이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일 것입니다.
FOMO의 시대
요즘 FOMO라는 단어가 눈에 띄게 많이 언급됩니다.
계속 공부해야 할 것 같고, 변화에 뒤처지면 뭔가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쉽게 찾아옵니다. AI 시대라는 말은 가능성의 언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압박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쫓아가야 한다는 강박은 점점 더 우리를 조여 오고, 요즘은 일 자체보다 이 불안을 감당하느라 지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요즘 디자이너이자 카카오의 CEO였던 조수용의 『일의 감각』의 한 챕터가 생각났습니다.
일을 할 때 너무 그 무게에 짓눌릴 필요는 없다. 내 일이 전부다, 혹은 특별하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오히려 유연해지고, 다음 일들에 더 가치 있게 접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챕터였습니다.
16년 간 인사업무를 하면서
16년 간 인사업무를 해오며 수많은 인사평가를 기획하고 운영해왔지만 요즘은 제가 맡은 평가보상 업무가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회사와 조직의 성장이고 평가와 보상은 그를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기능입니다. 또 요즘은 AI가 저보다 더 평가보상 방법론을 잘 알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이 가벼움은 무책임과 다릅니다. 대충 하겠다는 뜻도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을 일과 완전히 동일시하지 않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에 인사전문가의 자부심 같은 걸 걸지 않는 것. 지금의 역할과 내가 구축한 지식과 역량의 견고함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오늘 해야 할 일을 성실히 해내는 것. 그런 태도가 일을 느슨하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더 유연하게 만든다고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다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지금의 일이 내 전부는 아니라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
그럼에도 오늘의 일은 정성껏 해내는 것.
가속화되는 세상의 변화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을 붙들고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보다, 때로는 파도의 흐름에 즐겁게 몸을 맡겨보는 가벼움이 필요한 요즘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은 LinkedIn에 처음 공개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