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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보다 시도, 완벽보다 학습 — Bitter Lesson의 인간적 해석

리차드 서튼의 〈The Bitter Lesson〉을 사람과 조직의 성장에 빗대어 해석합니다. 기교보다 시도, 완벽보다 학습 — 결국 학습 속도를 높이는 구조가 성장을 만듭니다.

2025년 10월 18일Published

기교보다 시도, 완벽보다 학습 — Bitter Lesson의 인간적 해석

강화학습의 개념적·알고리즘적 토대를 세운 공로로 2024년 튜링상을 수상한, 현대 AI의 기초를 놓은 과학자인 리차드 서튼(Richard Sutton)은 2019년에 짧지만 강력한 에세이를 발표했습니다. 제목은 〈The Bitter Lesson〉, 직역하면 '쓴 교훈'이죠. 그는 이 글에서 지난 수십 년간의 인공지능 연구를 되돌아보며, 하나의 일관된 패턴을 지적했습니다.

"AI의 가장 큰 진보는 인간의 지식을 정교하게 집어넣은 시스템이 아니라, 단순하지만 계산을 더 많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에서 나왔다."

다시 말해, 인간의 기교나 통찰보다 계산과 반복이 이긴다는 것입니다. 서튼은 체스, 바둑, 음성인식, 컴퓨터 비전 등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처음엔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주입한 시스템이 앞서지만, 결국 '많이 시도하고 많이 계산한 단순한 시스템'이 승리한다는 것이죠.

그의 글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에게 불편한 진실이었고, 동시에 시대의 방향을 정확히 짚은 선언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스마트한 알고리즘'보다, 충분히 반복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가 결국 더 멀리 간다는 깨달음이었죠. 그것이 말 그대로 '쓴 교훈'이었습니다.

사람에게 이 교훈을 적용한다면

이 이야기를 인간의 성과로 옮겨보면 어떻게 될까요? AI에서 '계산 자원(compute)'은 인간에게 '시간과 에너지'에 해당합니다.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똑똑해지듯, 인간도 더 많은 시도와 피드백을 통해 성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서튼이 강조하는 '탐색(search)'은 곧 다양한 시도, '학습(learning)'은 곧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의 성장 방정식은 이렇게 단순하게 요약됩니다.

"다양한 시도를 더 많이 하는 사람이 더 빨리 배운다."

이는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실천하지 못하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효율'과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짜 효율은 한 번에 잘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배우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서 나옵니다.

개인의 성과는 학습 속도의 문제다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대체로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집니다. 루틴과 피드백의 속도가 빠릅니다.

그들은 더 많이 일하거나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같은 일을 더 자주 실험하고 더 빨리 수정합니다. 하루를 돌이켜보며 무엇을 배웠는지를 회고하고, 그 답을 다음 행동에 반영합니다.

즉, 그들의 경쟁력은 '기교'가 아니라 시도–피드백–수정의 반복 루프에 있습니다. AI의 계산 자원처럼, 그들은 자신의 '시간과 주의력'을 꾸준히 연산 자원으로 돌리고 있는 셈이죠.

이 관점은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정답을 찾는 조직이 아니라, 빠르게 배우는 조직입니다.

  • 완벽한 기획보다 작은 실험의 반복
  • 한 번의 성공보다 짧은 주기의 피드백 루프
  • 예측보다 데이터를 통한 탐색과 학습

좋은 스타트업 문화는 '기교 있는 사람'을 찾지 않습니다. 대신 시도할 줄 아는 사람,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자기 학습 속도를 높이는 사람을 높이 평가합니다.

결국 개인의 성과와 조직의 성장, 두 시스템 모두 '학습 속도를 높이는 구조'를 만들어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AI의 발전이 연산량의 증가로 이루어졌듯, 인간과 조직의 발전은 시도량의 증가와 피드백 속도의 향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인간의 '직관과 기교'보다 데이터와 반복, 실험과 학습이 중요해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개인과 조직이 가져야 할 태도는 명확합니다.

"한 번에 잘하려 하지 말고, 더 자주 시도하라. 더 많이 배우고, 더 빨리 바꿔라."

완벽을 위한 설계보다, 학습을 위한 구조를 세우는 것. 그것이 리차드 서튼이 말한 '쓴 교훈'을 인간적으로 해석한 핵심이며, 지금 우리가 이 변화의 시기에 붙잡아야 할 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단순합니다. 더 많이 탐색하고, 더 빠르게 학습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 단순한 원리가 결국 우리의 성장을 가장 깊고 크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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